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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연 (전정임 연구원)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21-09-13 16:38
조회수: 217 / 추천수: 51


7월 모현 소식지에 실린 메리포터호스피스영성연구소 전정임 연구원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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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메리포터호스피스영성연구소에서 근무한지 벌써 6년이 넘어갑니다. 6년 동안 사별가족 모임인 “샘터”를 통해서 만났던 많은 분들의 얼굴을 떠올려보면 우리가 어떤 인연으로 여기 모현(母峴)에서 만나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처음 전화를 거셨던 그 떨리는 목소리들도 기억합니다. 애써 의연한 척하시지만  “돌아가신 가족분과 어떤 관계세요?”, “어디가 아프셨나봐요.”라는 간단한 질문에도 애써 울음을 삼키시는 그분들의 숨결이 수화기 너머로 느껴집니다. 첫 모임, 첫 만남에서 긴장되고 경직된 얼굴들을 기억합니다. 아마 아침까지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집을 나오셨을 것입니다.
    사별의 아픔이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는 모현(母峴)에서, “샘터”에서 결코 만날 수 없는 인연이었을 것입니다. 8주라는 짧은 시간임에도 샘터 가족들 모두의 인연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는 달라도 슬픔이라는 공통의 감정으로 맺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입버릇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바랍니다. “샘터” 인연으로 만난 모든 분들이 전처럼 고운 옷도 입으시고 맛있는 음식도 드시고 여행도 다니시고, 그리고 크게 웃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바로 지금, 현재의 작은 기쁨을 충분히 느끼며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사별가족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세상의 눈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 지금 이 순간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하느님은 저에게 사별가족들을 통해서 질문을 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인생을 배우고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감히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한다고 말하기에는 저는 너무 보잘 것 없지만 겸손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별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매 순간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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