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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뒤돌아보니 발자국마다 은총이었네 - 손 까리따스 수녀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21-01-29 13:42
조회수: 704 / 추천수: 118


        ‘뒤돌아보니 발자국마다 은총이었네’ 저는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길을 걸을 때에는 때로는 산도 넘고 물도 건너고 비바람, 눈바람도 견뎌야하고, 때로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서 희망이 없는 것처럼 낙심할 때도 있었습니다. 9년 전 연구소에 처음 소임을 받고 왔을 때 무엇을 해야 하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이 일, 저 일을 구상하고 실행해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뒤돌아보니 발자국마다 은총이었네’를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아침 지난 10여년간의 연구소 활동이 담긴 앨범을 한 장씩 넘겨 보았습니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많은 사연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별가족 모임 ‘샘터’를 하면서 만났던 사별가족들의 얼굴을 보면서 그들의 눈에 담긴 슬픔과 마음안에 숨겨진 아득함이 보여 제 마음도 순간 짜안해졌습니다. ‘모현상실수업’을 통해 각 기관의 종사자들과 봉사자들이 사별.상실자들의 마음안에 좀 더 깊이 다가가도록 하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이 보여서 스스로 대견해졌습니다. ‘쉼 & Again'을 통해서 열심히 살면서 지친이들의 마음에도 한 자락 시원한 물줄기를 열어 주기도 했습니다. 모현호스피스 연구모임을 통해서 만났던 각 기관 선생님들의 나눔을 통해 좀 더 깊이 있고 연민 가득한 돌봄자들로 우리 모두가 성숙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함께 했던 선생님들한테 감사드리고 특히 20여년간 한결같이 좌장을 맡아주고 계신 이창걸 교수님께는 ’감사‘ 그 이상의 단어를 찾아야 하는 데 못 찾겠네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지내 왔던 지난 9년 뒤돌아보니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저의 게으름과 능력 부족의 탓으로 돌립니다. 보람 있고 행복했던 점도 참 많았습니다. 옆에서 함께 꿈을 꾸고 이 길을 가도록 도와 준 많은 자원봉사자들, 테라피스트 선생님들, 특히 오랜 시간 저에게 벅차도록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준 전정임 연구원의 헌신 덕분입니다. 그들의 관심과 사랑,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물론 늘 기도와 마음을 나눠 주고 지지해 준 공동체의 수녀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LCM 수도자로 존재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으니까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해서 혹 제 마음도 변할까봐 9년을 꽉 채운 오늘 함께 했던 모든이들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간직하고 연구소를 떠납니다.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역시 ‘뒤돌아보니 발자국마다 은총’이었던 시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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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순⦁까리따스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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